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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를 휘두르거나 계란∙물병을 투척하는 등 법정 내 폭력∙난동 사태가 최근 3년여간 90여 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재판 중 피고인을 살해하려 한 사건까지 벌어지자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다음 주 ‘법정 보안 강화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26일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이 대법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올해 8월까지 법정에서 불거진 폭행∙상해 사건은 19건이었고, 단순히 욕설을 하거나 소란을 피우는 난동 사건을 포함하면 90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법정 안팎에서 자해∙자살을 시도하거나, 피고인 등이 도주하는 일도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서울남부지법에서는 가상 자산 사기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업체 대표가 방청석에 있던 사기 피해자에게 흉기로 목을 찔리는 일이 발생했다. 언론에 이 살인 미수 사건이 알려지며 법원의 보안 문제가 지적됐다. 그런데 불과 일주일 전인 21일 대전지법에서도 법정에 나온 구속 피고인이 자신의 국선 변호인을 공격하는 일이 있었다. 가해 피고인은 몰래 준비해온 칫솔로 변론을 하던 변호인의 목을 가격해 8㎝ 길이 상처를 입혔다.
2022년 7월 울산지법의 한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과 채무 관계가 있던 방청객이 판결 선고 직후 소지하던 라이터로 피고인의 이마를 폭행했다. 같은 해 11월 대구지법 포항지원에선 방청석에 있던 사기 사건 피해자가 재판이 끝난 직후 피고인을 향해 계란을 던진 일도 벌어졌다. 계란이 피고인의 몸에 맞아 터지면서 검사의 사건 기록이 오염되기도 했다.
판∙검사를 겨냥한 폭력 사건도 일어난다. 2021년 7월 광주지법의 한 손해배상 1심 재판에서 판사가 판결을 내리자, 이에 화가 난 이해관계자가 욕을 하며 판사에게 휴대전화를 집어던져 어깨에 부딪혔다. 그해 5월 인천지법에서는 피고인이 검사를 향해 뚜껑이 열린 물병을 집어던지는 일도 있었다.
재판 전후로 응급 환자가 발생하는 사고도 최근 3년여간 130건가량 발생했다. 선고를 받기 위해 나온 피고인이 법정 복도에서 갑자기 심정지 상태에 빠지거나, 증인으로 나온 피해자가 법원 화장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전국 법원은 지난달 흉기 피습 사건 이후 법정에 테러를 막기 위한 투명 가림막을 설치하거나, 보안 관리 대원에게 가스총을 휴대하게 하는 등 개별 조치를 취하고 있다. 법원행정처는 이달 중순까지 각 법원에서 마련한 보안 강화 대책과 관련 인력∙예산∙장비 등에 대한 건의 사항을 보고받았고, 다음 주 종합적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법치주의에 도전하는 폭력 사고를 방지하고, 구멍 뚫린 법정 보안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한 대책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