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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태 의원, "'호캉스'로 변질된 재판부 스트레스 치유 사업”
대법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치유 프로그램'이 연말 연휴에 고급 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기는 방식으로 부적절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준태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1~2023년 대법원 마음자리 프로그램 운영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지난 3년간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법관과 증인지원관 등 법원 직원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 매년 약 2억원 가량의 예산을 사용했다.
대법원의 ‘마음자리 프로그램’은 형사재판부 판사와 직원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 도입되었다. 집중치유, 개인상담, 집단상담 등을 통해 직원들의 심리적 회복을 지원한다는 목적이다.
문제는 해당 프로그램이 크리스마스 연휴에 집중 운영되고, 장소도 5성급 호텔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2021년 마음자리 프로그램 최종보고서’ 에 따르면, 2021년 집중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45명 중 28명의 이용 시기가 12월인 것으로 확인됐고, 이 중 20명이 크리스마스 휴일 근처인 12월 22~26일 중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소도 크리스마스 휴일 1박당 투숙비가 약 80만~110만원에 이르는 밀레니엄 힐튼 서울, 소노캄 거제 등 5성급 호텔이었다.
2022년부터는 ‘수면 회복 프로그램’ 명목으로 4성급 호텔인 정선 파크로쉬 등을 지정해 집중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스트레스 검사‧스트레스 관리법을 비롯해 숙면 듀오볼‧폼롤러 테라피, 숙암 명상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를 제외한 대부분은 이용자들의 자유 시간으로 활용됐다.
또 판사를 포함한 법원 직원들이 참여한 집단상담 프로그램 예산은 플라워 용돈박스 만들기, 캘리그라피 체험, 네온사인 만들기(2022년)와 도수치료인 피지컬 케어, 아로마 명상 프로그램(2023년) 등에 활용됐다.
트라우마 치유가 아닌 휴식·취미 프로그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형사재판부의 외상 후 스트레스를 치유하기 위한 사업이 마련되었지만, 실제로는 고급 호캉스 휴식에 예산이 낭비된 것”이라며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으로 신속히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