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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해 말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 당시, 관련자들간에 이뤄진 교신 내용을 KBS가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미흡한 초동 대처가 사고를 키웠다는 아쉬움을 갖게하고 있습니다.
이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속 20미터의 강풍과 높은 파도가 일던 당시 태안 앞바다.
오전 6시 27분, 항만청 관제센터가 유조선에 충돌 가능성을 알립니다.
엄청난 재앙을 몇 십분 앞둔 상황이지만 긴장감을 느끼긴 어렵습니다.
<녹취>관제센터:"6시 27분 날씨가 좋지 않아 조선이 힘들고 (크레인이) 밀리고 있다고 합니다. 양 선박 간의 충돌 위험이 예상됩니다."
25분 뒤 높은 파도를 이기지 못해 예인줄이 끊어지고, 몇 분 뒤 두 선박은 끝내 충돌하고 맙니다.
검찰 수사 결과 최초 충돌이 발생한 시각은 오전 7시 6분.
하지만 최초 충돌이 일어난 지 몇 분이 지난 후까지도, 두 선박의 지휘부는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듯 보고도 엇갈립니다.
<녹취>관제센터:"7시 13분 귀선 어떻게...충돌됐습니까?"
<녹취> 삼성T5:"충돌은 안 됐는데요, 일보 직전입니다 충돌 일보 직전..."
<녹취>허베이 스피릿:"7시 14분 벌써 본선에 어떤 피해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참 흐른 뒤에야 충돌 사실이 공식 보고됩니다.
<녹취>허베이 스피릿:"7시 20분 아마 본선 탱크 가운데 어디 손상을 입은 것 같습니다."
<녹취>관제센터:"귀선 충돌했습니까."
<녹취>허베이 스피릿: "네 그렇습니다 오염입니다. 오염입니다."
해양경찰서가 해양오염사고를 접수한 시각은 이보다 10분이 더 지난 7시 30분입니다.
<인터뷰>허천 (국회 국토해양위): "그 상황에서 선원들이 충돌을 인지못했다는 점 납득이 잘 되지 않고 사고 선박들이 충돌사실을 빨리 보고했다면 엄청난 해양 오염피해 줄일 수 있었을 것.."
태안 사고가 주민과 바다에 준 피해는 엄청납니다.
기민한 초동 대처가 이뤄졌더라면 사고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KBS뉴스9 2008.10.12(일) 정치/이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