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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휴지기 악용해 공사비 아끼려다 단체소송 직면
- 7개 건설사, 휴지기 연장은 불공정거래로 판단해 단체소송 추진 -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는 수 년 동안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간접비 청구소송을 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공사 휴지기간*을 비정상적으로 길게 연장한 다음, 건설업체에게는 공사 시행을 지시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 휴지기간 : 여건상 공사를 수행할 수 없는 날을 휴지기로 운영(혹한기, 혹서기 등 통상적 60여일), 휴지기는 공사일수에서 제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이재 의원(동해·삼척)이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입찰안내서’ 및 ‘고속국도 제12호선 담양-성산 간 확장공사 공사도급계약서’ 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연간 65일의 공사 휴지기간을 두는 것으로 공사기간을 산정하였으나 실제 건설업체와 체결한 계약서에는 최대 270여일까지 공사 휴지기간을 두는 계약변경합의서를 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해당공사에 참여한 7개 시공사(쌍용건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삼환기업주식회사, 현대산업개발, 두산건설 등)는 도로공사의 휴지기운용 위법여부에 대한 법률검토를 마치고, 지난 10월7일 도로공사에 최종 중재합의 요청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각 시공사는 도로공사의 중재합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소송을 추진 할 계획이다. ‘88고속도로 확장공사’의 13개 공구에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간, 휴지기간 중 발생한 현장관리 인건비, 유휴장비비 등 간접비를 포함한 추가비용은 약 6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이재 의원(동해·삼척)은 21일 한국도로공사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시공사에게 공사금액 조정신청을 차단하는 일방적인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는 휴지기 규정을 받아들이도록 한 것은 도로공사의 일방적인 행위로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불공정거래행위로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도로공사는 휴지기간규정을 만든 당초 이유와 본질적으로 다른 예산 부족에 따른 추가 공사대금의 면제만을 목적으로 휴지기간 규정을 사용하는 실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이재 의원은 “공사 휴지기간을 악용한 발주기관의 횡포는 그동안 업계의 관행처럼 이어져 오고 있다”면서 “이러한 불공정 관행은 공동도급으로 공사에 참여하는 지역의 중소 건설업체의 생존문제와 직결되어 2차 협력사, 근로자에게까지 피해가 전가되는 심각한 문제로 조속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