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각과 행복이 최우선인 국가정책, 국민의힘이 만들겠습니다.
운동경기에서 규칙을 만든 사람이 선수로 뛴다면 그 경기는 엄연한 불공정 경기다. 이런 불공정 경기가 콘텐츠진흥원 R&D 연구용역에서도 만연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재선, 강남병)이 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콘진원의 R&D 연구과제 363개 중 연구계의 불공정 경기라고 하는 일명 ‘셀프과제’가 55개나 있었다. 연구계의 ‘셀프과제’란, 연구제안요청서(RFP) 즉 과제의 목적과 세부내용에서부터 평가 기준까지 설정한 사람이 입찰경쟁에 뛰어들어 해당 과제를 스스로 수주하는 것으로 지난 8년간 이런 ‘셀프과제’에 959억 원이 지원되었다(전체 3, 127억 원).
문제는 또 있다. ‘셀프과제’ 중 13건은 ‘정책지정’이라는 꼼수를 사용해 특정 기관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선정평가를 거치지 않았고, 선정평가 관련 기록이 없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렇게 지출된 연구비만 395억 원에 달한다.
특히 콘진원의 ‘연구개발사업평가관리지침’에 따르면, 평가위원은 평가대상과제의 주관 및 참여기관에 소속되거나 과제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총 3년에 걸쳐 14억 4천만 원을 지원받은 특정 연구용역의 경우 경기과학기술대 모 교수가 해당 연구과제의 기획에서부터 과제 연구 그리고 결과평가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기획 때는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신분으로, 과제 수행 때는 본인이 공동대표로 있는 회사소속으로, 그리고 과제 결과평가 때는 다시 교수 신분으로 참여해 ‘셀프과제’에서 ‘셀프평가’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콘진원의 과제관리 능력 부재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 참으로 황당한 사례도 있었다. 2015년‘The Life 게임 어플리케이션의 상용화 서비스를 위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이라는 연구용역으로 2억 6,800만 원을 지원받은 모 기업 대표는 연구비 부당집행으로 2017년 6월 14일부터 1년간 참여 제한 조치를 받았지만 1달도 지나지 않은 7월 6일 콘진원의 선정평가위원 선정되었다. 콘진원 관계자에 따르면 외부 시스템(NTIS,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에는 연구용역 참여 제한을 걸었지만 정작 내부 시스템에는 참여 제한을 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은재 의원은 “연구계의‘셀프과제’는 공정경쟁과 기회의 평등을 제한하고 연구능력보다는 해당 공무원 등 담당자와의 친분에 의해 수주하는 경우가 많다”며 “연구과제 선정의 투명성 및 공정성 강화를 위해 콘진원은‘셀프과제’에 대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