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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지방세 체납액이 4조원에 육박해 지난해 전체 체납액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3000만원 이상 고액 체납자 수도 1만 명에 달했다. 60조원대 ‘국세 펑크’로 각 시·도로 내려갈 지방교부금이 줄어든 상황에 지방세 수입마저 감소하면서 지방 재정 건전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17개 시·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17개 시·도의 지방세 체납액은 3조93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해 체납액(3조7888억원)보다 1500억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올해 전체로는 1994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인 2015년 4조1654억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도별로는 경기가 1조184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9944억원), 경남(2280억원), 부산(2051억원)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전체와 비교할 때 광주(30.1%), 대구(22.9%), 전남(15.3%) 등에서 증가폭이 컸다.
상반기 지방세 체납자 수는 634만 명으로 전년(646만 명)보다 소폭 줄었다. 체납액 증가분을 고려하면 1인당 체납액이 늘었다는 의미다. 3000만원 이상 고액 체납자는 올해 상반기 9891명으로 지난해 전체(8450명)보다 증가했다. 이들이 체납한 세금은 1조4940억원으로 전체 체납액의 38%에 달했다. 3년 넘게 지방세를 체납한 인원은 4938명, 체납액은 약 5114억원이다.
일반적으로 세금 체납은 경기 불황과 관련이 깊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사업 부진, 자금 사정 악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체납액도 전년보다 2조6000억원 늘어 100조원을 돌파했다.
체납 규모가 큰 세목은 지방소득세다. 2021년 기준 지방소득세 체납액은 1조2549억원으로 취득세(2306억원) 재산세(5493억원) 등 다른 세목에 비해 많다. 아직 통계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상반기 지방세 체납액 상당수도 지방소득세일 것이란 분석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지방소득세는 국세인 법인세, 소득세와 연동해 세금이 부과돼 경기에 영향을 받는 세목”이라며 “경기가 좋지 않으면 체납이 꾸준히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세 체납이 늘면서 지방자치단체 재정 여건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들은 정부가 내년도 지방교부세를 역대 최대인 8조5000억원(11.3%) 감액하기로 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재정에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각 지자체는 체납 징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부터 ‘체납자 가상자산 추적·압류 전자시스템’을 도입해 악성 체납자 징수에 활용하고 있다. 인천시는 고액 체납자 전담조직인 ‘오메가 추적 징수반’을 투입해 지난달 8000만원을 현장 징수하기도 했다. 경남 김해시, 강원 양양군, 경기 오산시, 전북 전주시 등 기초단체들은 특별징수기간을 정해 징수 활동에 나서고 있다.
조 의원은 “탈세와 상습·고의적 체납 행위는 지자체 재정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다각적 징수 활동을 전개해 체납액을 반드시 낼 수밖에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상반기에 체납액이 많이 집계되는 경향이 있다”며 “하반기에 체납 세금을 적극 징수해 지방 재정에 악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상반기 지방세 체납액 4조…작년 한 해분 넘어섰다 | 한국경제 (hankyung.com)